Insight
AI의 기억은 지식 관리 시스템이 아니에요
ChatGPT에서 Claude로, 혹은 그 반대로 옮길 때, 몇 달 동안 대화를 나누며 쌓아 온 맥락은 어떻게 될까요?
최근 Jo Clubb가 AI 플랫폼을 옮기는 이야기를 올렸어요. 그 글에 댓글을 달면서 SportSync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제 생각을 나눴어요. 댓글을 남긴 뒤에도 그 대화에 담긴 한 가지 차이를 계속 생각하게 됐어요. AI가 나를 잘 아는 것과 내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지식 체계를 갖추는 건 다르다는 거예요.
둘은 같은 게 아니에요.
AI 플랫폼이 나를 기억해 주면 대화가 내 상황에 더 잘 맞을 수 있어요. 하지만 제 업무 맥락이 남아 있는 곳이 그 플랫폼 하나뿐인 건 원하지 않아요.
생각해 볼 문제는 두 가지예요.
내 지식을 어디에 보관할까요? 그리고 어떻게 활용할까요?
첫 번째는 내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지,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는지, 그리고 한 서비스 제공업체에 얼마나 의존하는지에 관한 문제예요.
두 번째는 내가 어떻게 일하고 무엇을 만들어 가는지에 관한 문제예요. 방법론, 보고서, 발표 자료, 정리해 둔 생각, 그리고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 같은 것들이요.
그렇게 만든 것들은 어디에 있나요? 어떻게 정리돼 있고,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나요?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고, 쌓아 둔 것들을 바탕으로 이어서 작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?
Windows 컴퓨터의 폴더에 Word 문서와 Excel 파일을 보관하는 것도 이런 기반의 일부가 될 수 있어요. 하지만 파일을 저장해 두는 것만으로 지식 관리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에요. AI 도구가 그 파일에 접근할 수 있어도 마찬가지예요. 접근이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 자료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, 어느 것이 최신 버전인지, 업무에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지까지 정리되는 건 아니니까요.
엘리트 축구 현장에서는 훈련 계획을 다시 찾아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에요. 그 계획을 만든 근거와 경험, 판단을 함께 되짚어 보고, 그 지식을 다음 작업에 활용한다는 뜻이에요.
SportSync에서는 이런 작업의 기반으로 Notion을 사용해요. 저는 Notion을 사용한 지 6~7년 정도 됐어요. 처음에는 축구 현장에서 제 업무에 썼고요. 제가 좋아하는 건 업무가 변화할 때 그에 맞춰 구조도 바꿀 수 있다는 점이에요.
그렇다고 모든 자료를 Notion에 넣기만 하면 지식 관리 시스템이 저절로 생기는 건 아니에요.
SportSync에서는 엘리트 축구 현장에서 쌓은 경험, 고객과 함께해 온 작업, 그리고 AI가 발전하면서 배워 가는 것들을 바탕으로 이런 접근 방식을 다듬어 왔어요. 그 안에서 다음 네 가지를 서로 연결해요.
- 업무 프로세스와 흐름을 파악하고 정리하기.
- 업무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지식 기반 만들기.
- 업무의 기준이 될 정책, 프로토콜, 작업 규칙을 정하기.
- 역할과 맥락, 작동 범위가 분명한 자동화와 에이전트 만들기.
목표는 단순히 더 많이 저장하는 게 아니에요. 우리가 아는 것과 만드는 것, 그리고 일하는 방식을 연결해서 사람과 AI가 그 맥락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.
Notion은 우리가 선택한 기반이에요. 하지만 앞에서 말한 작업을 대신해 주는 건 아니에요. 자료에 어떻게 접근하고, 내보내고, 복구할지도 여전히 생각해야 하고요.
제가 계속 돌아보게 되는 것도 이 차이예요. AI가 우리에 관한 내용을 기억해 주는 건 유용해요. 하지만 직접 검토하고 다시 활용하고 다른 도구로 가져갈 수 있는 지식을 쌓는 일은, 그와 별개로 우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에요.
엘리트 축구 현장의 AI 에이전트를 다룬 이전 글에서도 이 네 가지를 이야기했어요. 이번 대화를 계기로 같은 출발점을 다른 각도에서 다시 보게 됐어요. AI 도구를 바꿀 때마다 그동안 쌓아 온 업무 맥락까지 처음부터 다시 만들 필요는 없어야 하니까요.
매주 쌓아 가는 지식과 작업물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? 필요할 때 얼마나 쉽게 다시 꺼내 쓸 수 있나요?
